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튀김.
먼저, 주인공이랄 수 있는 새우입니다. 앞서의 설명 처럼 일부러 잔뜩 달리게 반죽을 만든 튀김옷이 보여지죠.
이대 앞 오리지날 분식의 튀김도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이런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옷을 크게 만들어 만족감을 높여준다는 의미이니..
처음 먹어 본 것이라 이때의 방문에 한정된 소감인데.. 앞서의 예상 처럼 기름이 갈 때를 지난 상태라는 느낌이네요.
찌꺼기가 많이 생기게 만드는 반죽 사용에 따른 것이기도 하고 조리량이 많아서도 그랬겠지만 아무튼 제 기준으로는 튀김을 맛있게 먹을 상태는 지나서 탄내도 나고 탁해졌습니다.
어릴... 아니;; 예전에는 튀김을 그냥 막 먹고 다녔지만 이제는 나이 탓인지 기름의 상태를 무엇 보다도 제일 중요시 여기는 습성을 갖게 되었기에 동네의 치킨집과 배달중국집도 맛이 어쩌고 보다는 기름을 얼마나 깨끗히 사용하는가로 선택기준을 삼고 있습니다.
특히 기름 덩어리라 할 수 있는 치킨의 경우는 더 심하죠.
새로 개업한 집은 평판을 의식해서인지 기름이 깨끗하고, 일반 상업지역 보다는 아파트의 상가들이 상대적으로 깨끗합니다. 아무 생각 없는 일반인들이나 뜨내기 보다는 기름에 민감한 단골주부들이 주 고객이라서 그러는 듯 합니다.
브랜드로는 제일 비싸기도 한 BBQ가 전반적인 체인점 기름 관리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더군요. 물론 전부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길거리나 분식집의 튀김도 지역에 따라서 그 상태가 크게 달라집니다.
튀김 보다는 떡볶이나 순대/오뎅이 주종목인 곳에서 구색으로 파는 경우라던가 이미 튀긴 공장제를 박스로 받아다는 데워 내기만 하는 집들은 튀김 자체의 상태도 떨어지며 기름 관리도 나쁘죠만 그 자리에서 바로 튀겨 파는 전문 길거리 포차나 분식집의 경우는 예상 외로 기름 상태가 좋은 편입니다.
특히, 변두리지역의 지하철역 출구에 자리잡고 있는 규모 큰 분식집(주방이 길가쪽에 있고 오픈형이라 밖에 서서 사 먹거나 포장해 가는 이들이 주를 이루는 형태의)의 경우는 저로서도 가격대비 만족스럽다 아니할 수 없는 높은 수준과 깨끗한 기름 상태를 보여주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 저의 기준에서 보면 이 집의 기름 상태는 표준 이하입니다.
앞서의 업소 안내문에서 보여지듯 일찍 가면 나은 상태라고 하는데 이날이 오후 2시 30분이었고 그 보다 훨씬 일찍 가야만 깨끗한 것으로 먹을 수 있으며 더 늦게 가면 더욱 나쁜 상태로 먹어야만 한다는 이야기이니 저 처럼 기름에 민감한 분들은 이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하루 한 번씩 기름을 갈지만 워낙 튀기는 양이 많아서 어쩔 수 없다'는 업소의 변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건 업소의 사정이지 고객이 이해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죠.
심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공공화장실의 화장지를 하루 한 번만 보충하기 때문에 오후에 가면 화장지가 다 떨어져서는 각자가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같다고 봅니다.
더 나은 기름 상태의 집들이 분명히 있죠. 동일하게 하루 한 번만 갈지만 이 집 보다 덜 팔려서는 오후에 가도 깨끗한 상태로 맛볼 수 있는 집이 있을 것이고 하루 두번 이상 갈아서 그런 곳도 있을 것이고.
불가능한 것은 아닐겁니다. 그냥 업소의 방침일 뿐.
조리온도 때문인지 반죽특성 때문인지 기름함유가 많은 편입니다.
몇 개 먹으면 금새 느끼해 지더군요. 옷을 유달리 부풀려서 거기에 스며든 기름이 더 많아져서의 이유도 있을겁니다.
또한 작은 부풀림의 집합체이기에 그냥 빵 처럼 부푼 것 보다 표면적이 한층 넓어지며 그에 따라 기름과 닿는 면적이 늘어나서의 효과도 있겠죠.
새우의 선도는 나쁘지 않은 편.
튀겨지는 순서에 따라 차례로 가져다 주는 시스템입니다. 한번에 나오는게 아니라..
오징어.
갑오징어인지 두툼하며 부드럽습니다.
명태 곤이. 독특한 재료죠.
수입 냉동제품을 썼을텐데 잡내도 없고 생각 보다 먹을만 합니다.
일본식으로 소금에 찍으라 했지만 소금과의 조화를 감상할 정도로 정돈된 맛과 상태의 튀김이 아니기에 제 취향에는 식초간장이나 덴쯔유가 더 나으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특히 기름 상태와 함유량이 주는 압박감이 더욱 그렇게 만들고..
이때 아까의 떡볶이 국물이 도움을 줍니다. 두 세 조각을 먹고 나서 부터의 느끼함을 이분 덕에 일부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는..
아시다시피 저 느끼한 것 곧잘 먹습니다. 예민한 편 아니라구요;;;
매니아라면 몰라도 일부러 시킬 필요 없는 당면김말이 튀김.
일부러 당면가닥을 길게 뽑아서는 독특한 모양새를 냈습니다. 속이 뜨거워서 팍 깨물었다가는 곤란한 상태에 도달하기 쉬운...
다른 사람들의 주문 새우튀김. 어째 아까 제것 보다 훨씬 상태가 나아 보이네요. 튀김옷도 그렇고 새우 크기도..
양파. 참, 이 집 튀김옷은 딱딱한 편입니다. 그러기에 여러 개 먹다 보면 입천정에 상처가 날 수도 있으니 조심조심 드시길..
표고버섯.
나올 때 마다 주문표에 체크를 하시더군요. 콜키지를 잔 당 3천원씩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와인이 한 병에 7잔 정도 나오니 그럼 2만1천원 받겠다는 뜻일까요. 위스키 들고오면 술값 보다 콜키지가 더 나갈 듯.
튀겨진 곤이.
일반적인 동네 분식집의 튀김들 보다는 독특한 재료에 정성들인 조리며 나은 실내 분위기이기에 나름의 경쟁력을 분명히 갖췄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 보다 덜 딱딱한 튀김옷이며 더 깨끗한 기름으로 파는(물론 속재료는 여기 보다 평범한 것들이지만) 튀김집들을 찾기라는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멀리 갈 필요없이 저희 집 부근의 지하철역 입구에도 있습니다.
뭐 각자의 취향 차이니 이 집 것을 극찬하는 분들의 생각을 잘못되었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튀김의 색/산도/기름함량 보다는 다른 면을 더 중요시 여기신다던가 튀김은 오후 1시 이전에만 사 드신다는 분들은 저와 분명히 다른 평가를 하시겠죠.
아무튼, 많은 분들이 칭찬을 하는 집이지만 제가 경험했던 한도 내에서의 제 소감은 아래와 같습니다.
Good : 신선하며 개성있는 재료의 튀김을 깔끔한 분위기와 서비스에서 길거리 가격 보다 약간만 더 보태서 즐기기.
Bad : 기름 상태. 튀김옷의 단단함. 환기
Don't miss : 튀김에서 기름상태를 중요시 여기는 분이라면 오후 1시 이전에 갈 것.
Me? : '튀김의 생명은 기름이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살아가며 더 나은 기름/반죽상태의 튀김집을 여럿 알고 있기에 다시 갈 일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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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중앙 '서교동 사거리'에서 우측아래의 국민은행 로고(주황색) 쯤에 있습니다. 지하철로는 홍대입구 보다 합정역이 가깝고..
예상 보다 낮은 만족도에 부근에 있는 다른 일본식 튀김 전문점을 떠 올리며 '그래, 역시나 그 집이 튀김은 최고야'하며 아쉬움을 달래려 그 집으로 바로 발길을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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