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함흥냉면 부근에 있는 고기구이집입니다. 저를 이끌고 간 분의 설명으로는 국내산 질 좋은 돼지고기로 일대에서 인기를 모으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이 거리가 역전 유흥가/식당가이다 보니 업소가 밀집되어 있고 경쟁도 아주 심합니다.
그러다 보니 간판도 크게 달고 광고문구도 자극적이죠.
오피스타운이나 주거지의 업소들이 단골비율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차분히 꾸미는 반면 이런 곳은 뜨내기들이 주를 이루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면이 강하죠.
그러다 보니 상호 보다는 '뭘 파는가'에 더 크게 비중을 두고 간판을 올립니다.
뜨내기들이 길을 가다 적당히 골라 들어오는 수가 많아서죠. 그런 손님들은 '어떤 집'인가 보다는 '뭘 파는가'가 더 관심이 가기에..
인근의 다른 경쟁업소들이 그냥 막연히 '좋은 고기'를 판다고 광고하고 있는 반면, 이 집은 인증된 질 좋은 고기를 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공식 인증점으로 승인도 획득해 뒀다는군요.
다이어트에 목숨 거는 비쩍 마른 아가씨를 모델로 광고하는게 저로서는 잘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만.. 광고주가 현영씨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였던 듯.
그렇다고 뚱뚱한 모델을 세워야 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가격대가 지역 특성을 봐서는 좀 높은 편입니다. 재료를 월증히 좋은 것으로 써서라는 업소측의 설명이 있었습니다만..
업소의 주종목인 오겹살로 주문하고 기다립니다.
기본찬은 평범.
각각을 확대해서 보시면..
마지막의 사진이 구워도 먹고 그냥도 먹으라고 주는 묵은지입니다.
진짜 묵은지인지 살펴 봤죠.
맞는 것 같습니다.^^; 저장기간이 몇년씩 된 것은 아니고..
비트와 고추냉이(진짜?)물을 들여 절인 무우도 고기를 싸서 먹으라고 주시고..
몸에 좋다고 건강프로들이 마구 선전해 줘서는 흔히 볼 수 있게 된 브로콜리.
오겹살 이인분.
삼겹살에 껍질이 달린게 오겹살이죠. 돼지껍데기는 배 부분의 것만을 쓰기에 껍데기 까지 달린 오겹살은 가짜 삼겹살(다른 부위를 삼겹살이라고 속여 내는 것)일 경우가 적습니다.
어쨌든 선도와 고기의 질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상호와는 달리 참나무숯을 쓰지는 않고...
추가로 나온 기본찬인 머위나물.
두껍다 보니 익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먹어 보니... 살그랑 씹히는 육질이 훌륭하네요. 잡내니 하는 것도 전혀 없고 기름도 고소합니다. 질 좋은 고기를 쓴다는 것에 전혀 이의가 없는..
질 좋은 고기는 비계부위를 씹을 때 그 진가가 나타납니다.
많이 익혔음에도 살코기 부위가 퍽퍽해지지 않습니다. 늙은돼지의 저급육이나 냉동고기는 금새 맛이 변하는..
껍질도 쫀득합니다. 저가의 껍질구이에서 나는 특유의 거북한 향도 전혀 나질 않고..
된장찌개도 먹을만 하더군요.
이건 업소 판매품이 아닌, 일행분이 가져 온 시식용 제품인데 자릴 깐 김에 맛 봤습니다. 물론 업소 양해하에..
어떻게 양념을 했는지 바짝 구워도 고기가 퍽퍽해지질 않더군요. 저급육을 연육재로 처리해 만든게 아니란 이야기겠죠. 양념맛도 부담스럽지 않고..
업소 판매품이 아니니 가서 달라고 하시면 안됩니다.^^
좋은 재료를 쓰는 고기구이집으로서 매력이 있는게 분명하지만 입지여건이 좋지를 않습니다.
앞서 북창원 설명글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맛 찾아 오는 분들 보다는 뜨내기들과 유흥가에 몰려드는 불나방들이 고객의 상당수를 차지할 것이기도 하고 상권 자체가 영세한 편이라 이런 높은 가격대의 돼지고기구이를 편하게 받아 들이기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고객 수준대(취향과 주머니사정)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었다면 승률이 월등히 높아지겠습니다만..
이쪽 지역에서 질 좋은 돼지고기구이를 즐기고픈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딱 하나 먹어 보고나서 업소의 평가를 내린다는게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
Yahoo! 검색으로 찾기가 안되는군요. 상호가 어느 것이 정확한지를 모를 정도로 간판과 명함이 각기 다르고 명함 내에서도 어느게 상호인지를 확신키 어렵게 만들어 놨습니다.;;;
인터넷으로 소문이 나고 검색에도 잘 걸리게 하려면 분명하며 개성있는 상호를 갖는게 필수적입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호로는 기껏 올려진 호평들은 인터넷의 광활한 바다 속에 가라앉아 흔적을 찾을 길 없게 되고 마는...
결국 그냥 동네장사나 길 가던 뜨내기 상대만 하고 말게 되는 셈.
돈 들이지 않고도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인터넷 입소문의 덕을 전혀 볼 수 없는 크나큰 안타까움...
그나저나 이 동네 상권이 심각한 상태더군요.
타임스퀘어라는 괴물공룡이 탄생하여 주민들은 좋겠지만 영세상인들은 타임스퀘어가 고객을 빨아 들여버려서는 너나 없이 매상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타임스퀘어와 변심한 고객들 탓만 해서는 안되겠죠.
지역 업소들도 전 보다 더 노력하고 분발해서는 경쟁력을 보강해야 고객들이 돌아올 수 있는 것이지 기존의 것으로 불평만 풀어 놓아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대형마트에 대항해 환경과 서비스를 정비하여 인기를 다시 모으는 몇몇 재래시장들의 성공사례를 봐도 알 수가 있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