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 2인분.
미리 끓여 내는게 아니라 테이블에서 끓여 먹는 스타일이네요. 조리에 시간이 좀 걸리는 방식이지만 간 조절이나 익힘 정도를 각자가 취향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국물맛이 독특하다 했더니 베이컨을 넣어서 그렇더군요. 부대찌개 전문점다운 개성있는 김치찌개였습니다.
돼지고기를 뭉텅뭉텅 썰어 넣고 시큼하며 진한 국물이 일반적인 시중의 김치찌개와는 구분 되는 상대적으로 개운한 맛입니다.
앞서의 부대찌개 처럼 진하고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분들께는 어떨지 몰라도 개운한 쪽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잘 드실 수 있을겁니다.
저를 포함한 일행들의 평도 좋았던..
철판모듬구이. 2만5천원이라는 가격으로는 꽤나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종로쪽 낙지볶음 전문점들이나 다른 부대찌개 전문점들에서 파는 이런 메뉴들이 황당하게 적은 양으로 엄청난 가격을 붙여 파는 것에 비교해서 괜찮은 양입니다.
이 날은 스테이크가 떨어져서 엘에이갈비로 주셨다는군요.
베이컨도 좀 섞였고..
A1 소스가 뿌려져 있습니다.
소스랄께 거의 뿌려지질 않아서그냥 굽는 여느 식당들과는 달리 볶듯 굽습니다.
업소측에서 연구개발한 결과이겠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스 뿌려 굽는 스타일은 지양했으면 합니다.
먹다 보면 소스양념의 자극성으로 지루해지는 듯 해서죠.
차라리 여느 업소들 처럼 그냥 굽다가 각자가 취향에 따라 개운한 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이 낫잖을까 생각합니다.
핫소스+머스타드+캐찹의 일반적인 소스도 나쁘지 않겠죠.
그 푸짐한 양과 재료가 장점인 메뉴지만 양념 때문에 손님들의 반응은 달라질 듯.
시식요청을 받고 식당을 찾아 갈 때면 항상 '맛 없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을 안고 찾아 갑니다.
맛이 있으면야 업소도 좋고 저도 좋지만 없게되면 칭찬을 지어내서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거든요.
그럼 업소로서도 실망스러울테고 저로서도 헛발걸음을 하는 것이니 여러모로 낭비가 되는 겁니다.
그러나 저의 특성을 잘 알고 시식요청을 해주시는지 지금껏 방문한 업소들의 90% 정도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물론 그 업소들 모두가 지속적으로 그런 수준의 음식을 일반 모두에게 제공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건 제가 아닌 업소의 몫이죠.
반면, 실망스러운 10%의 경우는 대부분 게시물을 만들어 올리질 않습니다.
올려 봐야 칭찬은 해 드릴 수가 없으니 미리 업주분께 사정 설명을 하고 올리지 않는 것으로 협의를 마치고 업소를 나옵니다.
무료 시식이라고 해서 제가 없는 맛을 지어내서 추천 게시물을 만드는 일은 지금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제가 올리는 '시식요청 방문기'는 대부분이 칭찬으로 이뤄지는데 '니가 공짜밥 얻어 먹었다고 무조건 칭찬만 하는구나'는 식으로 삐딱하게 보며 시비성 리플을 다는 분들이 계시기는 합니다.
이럴 때도 옛 성현들이 좋은 말씀을 해 주셨죠. '변견의 눈에는 변만 보이느니라'라고... 명심보감에는... 넘어 가고...
아무튼, 가기 전 까지의 걱정 (어렵게 꾸려 나가는 사업이라시는데 '맛 없다'는 평을 드려야 할 경우의 고통)ㄱ은 음식을 먹으며 싹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러 번 말씀 드렸듯 음식장사라는게 맛있게 열심히 한다고만 해서 잘 되는게 절대 아니라는게 큰 문제입니다.
그 보다는 적절한 입지선정과 주요 타겟층에 맞는 메뉴 및 가격 선택 및 적절하고 유효한 마케팅이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그러기에 맛도 없으며 잘만 장사되는 식당들이 수도 없이 발견되는겁니다.
그건 불가사의도 아니고 미스테리도 아닌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집은 좋은 맛과 실내환경 및 위생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문젯점을 안고 있습니다.
앞서 보내오신 이메일에서 언급된 것 처럼 도박장을 끼고 있다는 것이죠. 거길 오는 많은 이용자를 노리고 입주를 했지만 실상은 허깨비와 같은 대상일 뿐입니다.
그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그런 건물의 1층 큰 사이즈 매장이면 임대료도 꽤나 높을겁니다.
스피드존이라는 이름의 경륜게임 장외 발권소.
그러나 그 많은 유동인구의 내용을 분석하면 이야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초등학교 앞은 등하교하는 초딩들로 북적북적하죠. 유동인구가 엄청납니다.
그런 곳에 보신탕집 내면 그 많은 유동인구 덕을 볼까요?
낙원상가와 파고다공원 사이에는 수 많은 식당들이 있고 노인 유동인구도 엄청납니다. 그걸 보고 유럽식 디저트 전문점 내면 잘 될까요?
경륜장과 함께 쓰는 주차장은 경륜경기가 있는 날임에도 텅 비어 있습니다.
저런 도박장 오는 분들은 대부분 여가선용이니 가벼운 취미생활이 아닌 전력투구를 하는 것이기에 차 같은 것은 진작에 팔아 먹었거나 살 능력이 되질 못해서 주차장은 무용지물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 타고들 오죠.
그런 분들이 식당 가서 밥 사먹고 게임하러 가겠습니까. 밥 먹을 돈으로 더 도박하죠.
게임 끝나고 나면 돈 잃은 고통을 한 잔 술로 달래려고 몇 푼 들고 저런 허름하며 매우 싼 곳으로나 모여들지 밥 먹을 생각으로 일반식당 찾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유동인구 숫자만 봤지 그 사람들의 취향을 파악하지 않은 결정적인 실책이 있기에 이 집이 맛으로 소문이 나더라도 그 큰 매장을 가득 채우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메뉴 자체가 멀리서 일부러 자주 찾아올 만큼의 중독성 있는 종류가 아니며 지역이 '맛을 찾아'따위에 신경쓰는 분들이 주를 이루는 지역도 아니어서 더욱 그럴겁니다.
그렇다고 큰 돈 투자해서 오픈한 식당을 조기에 문 닫아 버리기는 여러모로 아쉽죠. 맛이 없는 것도 아닌데..
그러기에 저는 온라인 판매에 신경을 쓰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위치가 나쁘거나 매장이 협소하여 매장을 통한 판매에는 한계를 갖고 있던 업소가 온라인/택배 판매로 활로를 찾은 경우가 이태원의 쟈니덤플링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 판매지역을 해외로 까지 넓히며 매장 판매액을 몇 배 추월하게 되었죠.
근래에 폐업한 양수원부대찌개도 훌륭한 맛이지만 입지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그를 온라인 주문판매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맛과 질에서 자신이 있다면 온라인 판매를 통한 승부는 보다 경제적이며 보다 시장확대적 성과가 큰 방식이 됩니다.
그러기에 이 집도 매장으로의 고객유치에도 노력해야겠지만 원초적인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판매와 지방 택배주문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더불어. 부대찌개와 김치찌개의 상대적으로 깔끔한 국물맛은 매력적이지만 좀 더 자극적이며 진한 국물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반대로 작용할 수 있느니 두 종류를 함께 취급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겠죠.
자극적인 맛 쪽이 중독성이 더 강해서 그 만큼 열성고객도 많이 만들어 냅니다.
송탄의 최네집이 그 대표 케이스가 될겁니다.
그런 점에서 제안을 드리자면 일단 상호를 바꾸시고(개성이 적고, 일반인들은 의정부식이니 송탄식이니 하는 구분능력 없습니다. 두 종류를 다 취급하게 될 경우도 장애요소가 될 것이고, 향후 프랜차이즈사업 까지도 본다면 더욱 바꿔야죠. 온라인판매만 잘 뜨면 프랜차이즈 제의도 많이 들어올겁니다. 부대찌개 전문점이 드문 남쪽지방 중심으로...)
국물맛에서 개운한 것과 진한(자극적인) 것 두 종으로 확대하고.
철판구이의 경우 양념과 소스에서 좀 더 연구개발해 보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이 집을 특징지을 곁들임 음식(무료 서비스이던 저렴한 유료판매가 되던)도 한두가지 정도 개발해 두시는게 좋죠.
이상으로 방문소감을 적어 봤고, 노력하시는 만큼 좋은 성과 거두시길 기원합니다.
유사한 여건이거나 창업을 시도하는 분들께 참고가 될까 해서 좀 길게 늘어놔 봤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